포스팅하고자 했던 각종 주제들은 계속 미루고있는 가운데, 요즘 고민중인 주제에 대해 간단히 적어봅니다.

요즘 '양면시장(two-sided market)'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첫번째 계기는 공정거래위원회의 NHN 규제시도에 이 이론이 원용되었다는 것이고(맨 밑에 써놨습니다), 두번째는 최근 LG텔레콤의 OZ 출시와 함께 "이통사들은 walled garden 정책을 변경하고 플랫폼 사업자로 변신해야 한다"는 이야기들이 회자되고 있는데 이 '플랫폼 사업자' 개념이 양면시장과 직접 맞닿아있기 때문입니다.

양면시장이란,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갖고있는 두 개의 고객그룹 사이의 거래를 중개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시장을 의미합니다. 전형적인 양면시장으로는 신용카드시장이 있는데, 주지하듯 가맹점과 회원이라는 두 고객그룹을 상대하고 있고, 수신-여신을 다루는 은행이나 광고주-구독자를 다루는 신문도 마찬가지죠.

이 개념이 다시금 주목받게 된 것은, Microsoft나 구글, eBay와 같은 기업들이 이 양면시장에서 성공을 거두었기 때문입니다. MS는 Windows-Win32 SDK라는 플랫폼 위에서 ISV(Independent Software Vendor, Adobe같이 소프트웨어 만들어 파는 플레이어들)와 사용자들을, 구글은 광고주와 검색사용자(eyeballs)를, eBay는 판매자와 구매자를 각각 효율적으로 연결시켜주는 효율적인 플랫폼을 구축했지요.

최근엔 애플이 디지털 음원사업자와 음악애호가를 연결하는 iTunes-iPod라는 음원유통-소비플랫폼을 이용해서 장사를 잘 하고 있구요.

양면시장에서 재미있는 것은 플랫폼 사업자가 두 고객그룹 사이에서 어느 그룹에게서 직접 과금을 할 것인지를 판단한다는 점인데요, 카드회사같은 경우는 가맹점을(회원에게 받는 연회비도 있습니다만, 몇푼 안되죠), 구글의 경우는 광고주를, eBay의 경우는 판매자를 과금그룹으로 설정하고 일반회원들로부터는 큰 돈을 받지 않습니다.

이는 대부분의 이통사들이 Contents > Platform > Network > Terminal이라는 단방향 가치사슬로 시장을 바라보는 것과는 사뭇 다른 view를 제공해줍니다. 항상 고객은 가치사슬의 맨 마지막단계(구매)에서 돈을 내고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일반사용자'였고, 통신회사들은 이들로부터 더 많은 매출을 뽑아내는 전략을 항상 취해왔죠. (ARPU 개념 자체가 그렇잖습니까)

허나 이런 전략이 이제 한계에 도달하고 있습니다. 무선데이터매출이 더이상 증가하지 않고, 수많은 모바일 CP들이 과거보다 훨씬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는게 이를 보여주고 있죠. CP들은 이통사로부터 '돈을 받고 무언가를 납품하는' 비즈니스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이통사의 입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역시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손님이 왕"인 걸까요?)

이런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카드가맹점과 카드회원처럼, 광고주와 사용자처럼, 구매자와 판매자처럼 '서로를 필요로하지만 쉽게 만나지 못하고 있는' 두 그룹을 서로 연결해줄 수 있는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하고 그 네트웤 위에서 새로운 미래가치를 창출하는 전략이 이통사에 필요하다는 생각이 많이 드는 요즈음입니다. 그럴때 새로운 형태의 business model도 나오면서 현재의 정체상태를 벗어날 수 있을 것 같구요.

(하지만 양면시장전략의 행간에는 이통사들이 '을' 마인드를 가져야한다는 숨은 뜻이 녹아있답니다. 우리 플랫폼 써달라고 영업도 해야할테고, PT도 해야할테고.. 이통사 고객센터를 플랫폼 영업의 장소로 쓸 수 있으려나요? :-)

박스덧글. 포스팅 초반에 언급한 공정위와 NHN의 논쟁은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NHN: "우리는 사용자한테 돈 안받는다. 무료개방시장에서 경쟁중인데 지배사업자라니"
공정위: "사용자한테는 안받아도 B2B에서는 돈받지 않냐. 그쪽에서는 지배사업자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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